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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review

40대 아저씨의 정관 수술 후기.

by Kelvin™ 2019. 11. 30.

 

생각만 하고 계속하지 못한 정관 수술을 했습니다.

그에 따라 겸사겸사 저도 겪었던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해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합니다.

오늘 수술을 진행 했습니다.

 

  1. 수술을 결심하게 된 상황.
    자녀가 두 명이라서 더 이상의 자녀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시험관까지 하고 출산을 한 터라 더 이상 몸을 힘들어하는 걸 볼 수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심하려고 하다 보니 소심해지고, 결국 2년 넘게 섹스리스 부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다가 이혼당할 것 같아 결심을 하게 됩니다. ^^;;
  2. 고민의 연속
    수술 부위가 아무래도 습한(?) 부분이다 보니, 여름 수술은 절대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겨울이 올 때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망설이게 됩니다. 그렇게 한해 한해 지나게 됩니다.
  3. 리뷰를 보다
    정말 많이 찾아봤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많은 후기를 보다가 여기가지 오셨을 겁니다.
    전 심지어 하지 말아야 할 수술 동영상까지 찾아봤습니다. ( 보지 마세요. 겁만 더 납니다. )
    사정감이 떨어진다. 수술 후 아프다 하지 말아라. 정말 좋다. 등등의 후기를 많이 찾아봅니다.

    그러다가 누군가의 리플을 봅니다.
    "정관 수술은 아무것도 필요 없고, 병원에 가는 그 용기 하나만 필요합니다."

    오~~ 갑자기 감동받습니다.  그래서 그냥 바로 집 근처(라고 하기엔 버스로 5칸 정도 )로 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공지합니다.

  4. 예약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가 문의하기 란에 카카오톡으로 문의하기를 누르고 연락처와 이메일 주소를 적습니다.
    그런데 10분도 지나지 않아 전화가 옵니다?  응?  전화를 받으니 병원입니다. ( 난 카카오톡 상담인데??)
    업무 중이라고 하고 약 5분 후에 전화하겠다 합니다.

    전화를 하신 분은 나중에 알고 보니 병원 원장님이 직접 연락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전화합니다.
    병원 : "네, XXX 씨 되시죠? "
    나 : "네.. "
    병원 : "정관 수술 예약하셨네요."
    나 : "네, 수술 가능 여부랑 제가 뭐 준비할 게 있나 해서요. 가족관계 증명서 필요하고 그렇다던데요. "
    병원 : " 아. 그런 건 필요 없고요. 자녀가 몇 명 이죠? 언제쯤 수술 가능하세요? "
    나 : "네, 두 명입니다. 내일 토요일인데 수술이 가능할까요? "
    병원 : "네. 내일 오전 11시 가능하세요? 가격은 이벤트 기간이라 25만 원이고요, 예약을 하시고 안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저희가 예약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5만 원을 먼저 입금해주시면 저희가 예약을 잡고요 나머지 금액은 병원 오시면 지불해 주시면 됩니다. "
    나 : " 네 알겠습니다. 알려 주시면 입금하겠습니다. "

    그렇게 문자가 오고 5만 원을 입금하고, 입금 후 1분도 지나지 않아 입금 확인 문자가 옵니다.

    이제 마음을 잘 추스르고 내일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별거 아닐 것 같은 수술인데.. 뭔가 생각이 많아집니다.

    어릴 적 포경 수술 때문에 수술대에 오르는 거랑 차이가 큽니다.

    그 수술을 경험하셨던 대부분의 분들이 느끼셨을 것 같은 부끄러움과 함께,
    이제 남자 구실(?)을 못한다는 절망감(??) 등이 겹칩니다.

    뭔가 우울해집니다. 설명하지 못할..  자는데도 멍~~ 합니다.

    잘못되면 큰일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함께.

  5. 수술 당일
    수술을 하면 샤워를 약 3일 못한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 경건한 마음으로 몸 구석구석 샤워를 합니다.
    ( 제가 샤워 중독자라..  )

    그리고 아침을 사과 하나를 먹고 나가려고 준비를 합니다. 10시...

    갑자기 어제 전화가 왔던 의사 선생님께 연락이 옵니다.
    급한 일이 생겨 수술시간을 오후로 미루면 안 되냐고 합니다.

    안 그래도 나가려던 참이었다고 하니 그래서 급히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수술 시간이 오후 1시로 변경됩니다.

    수술을 하고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그냥 기다리기로 합니다.

    12시가 넘어서 집을 나섭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가는데 뭔가 쿵쾅쿵쾅 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로 안 보이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혼자 무언가에 홀린 듯 병원으로 갑니다.

  6. 병원 도착
    이름을 물어보고, 인적사항을 적습니다.
    이름 , 주소, 연락처, 음주 여부, 흡연 여부, 먹고 있는 약의 종류 및 이름 등입니다.
    작성 후 대기하라고 합니다.

    5분 정도 후에 원장님 호출입니다.  들어갑니다.

    참! 호출되기 전에 화장실 가서 소변을 보고 오라고 합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다고 합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듯합니다. )
    자녀의 수, 복원은 가능하나 가급적 5년 이내이며 복원은 대학병원만 가능하다고 말해줍니다.
    정말 할 건지 5번은 물어보는 듯 합니다.
    그리고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아주 약간의 흉터만 남을 것이며 구멍 정도일 것이다." ( 두 번을 하니까 구멍이 두 개.... )
    "수술 시간은 15분에서 20분"
    " 마취할 때 민감한 부분이다 보니 그때만 잘 참으면 됩니다. "
    ( 이건 후기에서 봤던 마취가 가장 아팠어요.. 부분인 듯합니다. )
    그 외의 여러 설명들..  그리고 수술 후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십니다.

    수술 후 주의 사항은 

    " 2~3일 동안 샤워는 하지 말 것, 48시간 이후가 지나서 가급적이면 3일 후 수술 부위 거즈를 떼어내고 간단한 샤워 후 드라이기로 잘 말린 다음 나눠준 소독제로 소독하고 반창고를 이틀 정도 더 붙이고 있으라"
    성관계는 7일 이후부터 가능하며 피임은 꼭 해야 한다.
    3일에 한 번씩 자위를 통해 빼 주고 이 동작을 15회 이상 반복한다. 약 20회면 확실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약 2~3개월 후 정도가 될 것이며 그때 수술 후 나눠준 약통에 정액을 받아와서 무정자증 검사를 받아야 하며, 가급적이면 정액은 3시간 이내 병원으로 가져와야 한다.

    수술 후 혹시나 출혈이 있을 수 있는데. 고환이 워낙 유연한 조직이라 고환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면 병원 오면 된다라고 합니다. ( 후들후들.. ) - 확률은 무지 적다고 합니다.

  7. 수술 전처리
    상담이 끝나자마자 바로 시작합니다. 후들후들..
    탈의 실로 갑니다. 바지 팬티를 벗고 가운을 입습니다. ( 양말은 그냥 신습니다. )
    상의 탈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뭔가 어색합니다.
    5걸음 정도 걸어가니 수술실.. 들어오자마자 가운 벗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십자로 된 수술대 위에 눕습니다.
    인력은 총 두 명에 보조 한 분이 더 들어옵니다.
    두 분은 마취와 수술 , 보조 한분은 수술 진행 경과에 따라 침대를 상하로 조작하고, 그에 따른 조명의 위치를 조정합니다.

    명치 정도의 위치에 하반신을 가리는 수술 천이 생깁니다.
    ( 수술대 위에 있는 조명에 아주 쪼그맣게 제 하반신이 비춰 보이나 뭐가 뭔지 구분 안될 정도로 작게 보입니다. )

    누우면 다시 안내사항을 말해주고, 가볍게 담소를 합니다. ( 아무래도 긴장을 풀어주려는 목적입니다. )

    수술을 시작합니다. ( 옆에서는 음악이 들리는 라이오를 틀어놓습니다. - 최파타입니다. )

  8. 면도 : 수술 부위를 면도합니다. 머리 깎는 기계입니다. 어라?  그런데 뭔가 오랫동안 합니다.
    그렇습니다. 수술부위 일부만 하는 게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모두 다 면도입니다.
    왁싱의 종류로 보자면 세미누드 왁싱인데 남아있는 체모도 그리 많진 않습니다.
    ( 제 생각보다 많은 부위를 왁싱합니다. )
    수술 후 생각해 보니 반창고 같은 부분이 걸리적거리면 그게 더 이상하겠다 싶어 괜찮은 선택인 듯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제모하고 나서 소독을 엄청 넓은 부분을 합니다. 굳이 거기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독을 하기 전 물론 정리된 체모는 모두 진공청소기로 깨끗하게 정리 후 소독을 시작합니다.

  9. 마취
    먼저 느낌상으로 약 3겹 정도의 수술 천이 씌워집니다. ( 물론 구멍이 뚫린.. )
    그런 다음 마취를 할 거라 이야기를 하며 민감한 부분이라서 많이 아플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프더라도 손을 절대 아래로 내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 도대체 얼마나 아프길래?? )
    팔을 양 옆으로 벌리고 누워 있던 터라 혹시 저도 모르게 팔을 내릴까 봐서 침대를 꽉 잡습니다.

    그러니 의사 선생님이 주먹을 꽉 쥐라고 합니다.

    왼쪽부터 시작합니다. " 자 이제 시작합니다. "라는 말과 함께 고환에 날카로운 게 들어옵니다.
    꽤 아픕니다.  눈물이 찔끔 정도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한 번이 아닙니다.  두 번입니다.
    그런데 고환은 두 개지요.. 그러니 총 4번입니다.
  10. 수술
    수술을 시작합니다. 먼저 하기 전에 마취가 잘 됐는지 확인합니다.
    무슨 동작을 하시면서 따끔하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어느 후기에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으로 묵직한 느낌이 든다는데. 그런 것도 없이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잠시 후 삐~  소리가 약 2~3번 들리면서 가려진 커튼 위로 연기가 살짝 올라옵니다.
    아무래도 수술 후 레이저로 지지는 소리였던 듯합니다. 그렇게 한쪽이 종료됩니다.

    그리곤 다시 한쪽 마취 다시 시작.. ㅠ.ㅠ
    동일하게 진행합니다. 아무런 느낌도 없이 끝나고 나면 수술 부위를 정리합니다.
    모든 부분을 다 닦아 주시고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리라고 하고 정리를 해 주십니다.

    그러고 나서 침대에서 내려오라고 하고서 기마 자세를 취하라고 합니다.

    수술 시 엉덩이에 묻어있을지 모를 소독약도 약간 따뜻한 수건으로 닦아줍니다.
    ( 나이 40 넘어서 다른 사람이 내 엉덩이를 닦아주다니..  ㅡ.ㅡ;;  )

    아무튼 그렇게 수술이 끝났습니다.

    탈의실에 들어와 수술 부위를 보자니 고환 부분을 거의 대부분 반창고로 덮여있습니다.
    그리고 덜렁 거리지 말라고 성기 일부와 고환을 일부분 함께 테이핑 처리했습니다.
    ( 덕분인지 수술 후 걸어 나올 때 고환이 움직여 아프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

  11. 환복
    옷을 다시 입고 나와 3일 후 소독하는 방법과 함께 무정자 검사를 다시 안내받습니다.
    그리고 약국 가서 약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듣고 집으로 옵니다.

  12. 수술 후 후기
    어떤 분들이 말하는 고환을 누군가가 친 느낌이 없습니다.
    고환에 테이핑이 된 부분과 수술한 부위라는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걸음걸이가 약간 느려진 것 빼고는 괜찮습니다.
    방광 부분이 약간 묵직한 느낌이 마취가 풀리면서 있었는데. 그냥 그저 그런 느낌입니다.
    테이핑이로 인한 불편함만 있고 아프거나 누가 때린 것 같은 느낌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걱정했던 것보다 좋습니다.
    수술 후 햄버거로 점심을 먹습니다. ( 수고했다는 의미로 수제 더블 치즈 버거랑 감튀를 먹습니다. )
    그런 다음 약을 먹고 약 한 시간 정도 잔 듯합니다.

    테이핑으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과 소변을 볼 때 약간 불편하다는 점 빼고는 괜찮습니다.

    방광에 무언가 들어있는 느낌이 지속됩니다.
    소변도 앉아쏴 했는데. 테이핑 때문에 성기가 약간 위로 들려있는 모습이라 앉아쏴 는 테이핑을 제거하기 전 2~3일은 불가능할 듯합니다.


  13. 수술 후 1일차
    방광을 무언가가 계속 압박하는 느낌이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래서 화장실로 평소에 두배를 더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환을 압박하려고 테이핑해둔 부분 때문에 성기가 위쪽을 바라보게 되어 있어서 깔끔하게 소변이 나오지 않습니다. ( 소변을 다 보고 나와서 어딘가에 않으면 중간에 머물러 있던 소변 일부가 찔끔 나오는 찜찜함. )
    그나마 일요일이기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일상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없으나 테이핑이 살을 간혹 간지럽혀서 이 부분이 조금 걸리적 거립니다.

  14. 수술 후 2일차
    드디어 오늘 저녁엔 샤워를 할 수 있습니다. 으하하.
    회사에서 소변 보기가 불편합니다. 소변기에서 계속 탈탈 거리면서 있기도 눈치가 보입니다.
    방광을 누르고 있는 느낌은 계속되고 있어서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됩니다.
    대변을 보러 갔는데. 테이핑 때문에 성기가 하늘을 보고 있어서 혹시 소변이 나올까봐 신경을 써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녁 늦게 사워를 하면서 기존의 테이핑을 뜯어냅니다.
    각각의 고환에 하나씩 거즈가 덧대어 져있는 상태로 약간의 피가 묻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랏?? 수술 자국을 못 찾겠습니다.
    어디를 수술한건지 모를 정도네요..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잘 한 선택이길 바라며, 그리고 상처가 잘 아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