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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webDev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은 어떻게 변하는가.

by Kelvin™ 2019. 10. 11.

오래 전의 경험으로 프로젝트의 요구사항은 어떻게 변하는 가를 써보려고 한다.

 

먼저 아주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의 오류 및 변형이 있을 수 있어 그 부분을 감안하여 이해해 줬으면 한다.
" 설명을 쉽게 하거나 이해의 극적 효과를 위해 약간의 MSG 가 들어갈 수 있다. "

 

프로젝트의 요지는 이렇다. 

아파트를 홍보하는 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는데,

거기엔 분양 정보 및 각 지역별 단지 소개 등이 들어가고 일부의 커뮤니티 기능이 들어간다.

아파트 브랜딩 페이지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전체적인 내용은 일단 차치하고 용건으로 바로 들어간다.

 

기능 중에 C/S 의 기능이 있었다. 

최초 요건의 정의

" 고객의 소리를 받아 해당 글에 답변이 가능할 것. "

그렇다면 각 아파트 단지가 어디인지 확인해서

그 단지를 선택하게 한 후 문의를 남기게 하고 어떤 문의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카테고리 화를 한다.

그런 다음 담당자가 해당 게시글을 읽고 답변을 달면 그 사람이 해당 게시글을 볼 수 있게 한다.

여기에서의 확장기능은 답변이 달렸을 때 이메일 발송 정도가 기본 기능이라 하겠다.

개발의 동적 기능 보다는

브랜딩의 심미적인 부분의 개발요건에 좀 더 신경을 쓰던 터라

아주 기본적인 요건에 대해서만 개발을 하기로 하고 해당 기능을 진행하고

일정도 그렇게 하여 초기 일정계획을 잡았다.

 

추가 기능 요구

" 단지별로 질문 카테고리가 다르다. "

단지의 위치가 각각으로 퍼져있기 때문에 각 지역별로 질문의 요지를 함축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제각각이 된다.

이에 각 지역별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페이지를 추가한다.

그렇게 하면 각각 지역의 단지별로 필요한 카테고리를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의 소리를 좀 더 가깝게 들으며 수정이 가능할 것이다.

 

추가 기능 요구

" 각각의 질문마다 담당자를 두자. "

카테고리별로 나눴는데 질문을 여러 명이 확인하여 답을 하다 보니

답변의 중복이 생기기도 하고. 누군가가 체크하지 않으면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아

성실한 일부 직원만 답변하게 되어 업무가 과중되어

각각의 카테고리 담당자에게 바로 이메일로 당신에게 해당되는 질문이 들어왔으니 답변해 주세요

라는 메일이 가게 만드는 게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그 기능을 다시 추가.

추가 기능 요구

" 이거 내 담당 질문 아닌데 왜 나한테 와?? "

질문하는 사람의 질문이 모두 담당자를 칼 같이 찾아내라는 법은 없다.

시설 관리 질문인데, 분양 담당 직원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자신의 이메일로 질문이 와서 해당 질문을 확인해 보니,

자신의 담당이 아니라면 해당 관리자가 질문의 카테고리를 변경할 수 있게 한다.

이때 변경한 담당자가 변경 후 담당자에게 해달 질문을 이관했다는 히스토리를 남김과 동시에

해당 카테고리 담당자에게 이메일이 가게 만든다.

추가 기능 요구

" 그 사람이 답을 잘한 게 맞아? "

카테고리 담당자가 답변을 써서 바로 등록을 했다.

그런데 그 담당자가 고객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 기업의 비밀 또는 실례가 되는 언어 사용 등 )

그래서 해당 담당자가 직접 답을 하더라고 고객에게 바로 알림이 가지 않고 각각의 지역별 관리자가 해당 답변을 확인해서 승인이 되어야만 고객이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담당자가 등록을 하게 되면 바로 위 확인자가 해당 글을 확인하고, 승인이 나면 고객에게 전달되게 했다.

추가 기능 요구

" 본사와의 정책과 답변이 맞지 않은데요?? "

" 이런 내용은 지방 담당자가 확인 안 하셔도 됩니다. "

" 이런 이런 내용은 수정해서 올려 주세요. "

그렇다. 답변의 내용이 본사 정책과 맞지 않은 경우도 있고 민감한 내용의 수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각 지역 관리자가 승인하면, 본사 웹 고객팀에서 해당 내용을 검수하고 다시 수정도 가능하게 한 후 최종적으로 고객이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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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소하게 만들려던 게시판의 기능이 점차 개발이 되어갈수록
기능의 추가가 계속 일어나게 되고,
그에 따른 일정의 지연이 발생한다.

해당 기능을 요구한 갑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정의 연기에만 집착하여 
그에 대한 책임을 을에게만 전가시키려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시간이 흘러 내가 "갑" 이라는 위치에 있게 됐다.
"을" 업체와 업무 협의를 하던 중 갑자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다.
"갑"에 위치에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나에게 비치지 않기를 바라며...

 

그리고 아마 이때였을 것이다. 

"개발자가 개발만 하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치겠구나. "
" 모든 업무의 흐름을 다 알아야겠구나. 개발 이외의 모든 것들을 "
그렇게 깨달았다.

 

오픈 마지막 날까지
엑셀에 수정사항을 적어두고
해결안 된 수정사항을 진하디 진한 빨간색으로 써서 빨리 수정하라고 나에게 외치던 그분의 모습을 기억하며..